첫 번째는 제1법칙 에너지 보존의 법칙입니다. 에너지는 형태가 바뀌더라도 총량은 일정하다는 법칙입니다. 예를 들어 해외 나갈 때 10만 원을 환전하면 그에 해당하는 100달러를 줍니다. 반대로 우리나라로 돌아올 때 100달러를 환전하면 10만 원으로 바꿔줍니다. 돈의 액수는 그대로 인 것입니다. 이처럼 운동에너지에서 위치에너지로, 위치에너지에서 화학 에너지로, 화학 에너지에서 다른 에너지로 바뀌더라도 모습은 바뀌지만 총량은 일정하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모든 자발적인 변화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일어나며, 따라서 바뀌는 에너지 중 일부는 물질의 운동이 무질서한 열과 같이 쓸모없는 에너지로 바뀐다는 법칙입니다. 즉 회수 불가능하여 소모적인 에너지 양이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비유를 해보자면 원화를 달러화로 바꿀 때 약간의 수수료를 떼기 때문에 쓸모 있는 돈은 좀 줄어드는 것과 비슷한 것입니다. 정확한 비유는 아니지만, 환전을 하면 할수록 손해가 나는 것과 같습니다.
제3법칙은 바로 절대 엔트로피의 법칙입니다. 절대적인 값의 기준이 없는 에너지와는 달리 엔트로피에는 절대적인 기준이 있다는 법칙입니다. 엔트로피는 절대온도 0에서 그 값은 0입니다. 에너지도 우리가 0이라고 부르는 포인트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약속에 의한 것으로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엔트로피는 절대적인 기준이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유추할 수 있는 것은 혹시 엔트로피라는 개념이 수학적인 개념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연과학은 상대적인 것이어서 관찰자가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속도건 에너지건 그 값이 달라질 수 있는데 반해, 수학은 약속에 기반한 논리로서, 절대적인 기준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엔트로피는 뭔가 수학적인 냄새가 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기체가 섞이는 것을 사고 실험으로 해보겠습니다. 양쪽에 파란 기체와 빨간 기체를 두고 섞이지 못하게끔 분리막을 하나 둡니다. 이 막을 제거하면 두 기체는 섞이에 됩니다. 이는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입자가 뒤섞이는 건 어떠한 이유 때문일까요? 예를 들어 막이 있을 때 입자의 운동과 막이 없을 때 입자의 운동은 특별히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막이 있을 때는 막에 부딪혀 튕겨 나와서 그 안에서만 운동을 하는 반면, 막이 없어지면 부딪힘 없이 운동하게 되어 섞이는 게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체 분자 4개가 두 개의 방으로 나뉘는 간단한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4개의 분자에 각각 번호를 매겨서 분자가 위치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보면 16가지입니다. 그중 섞이지 않는 경우는 딱 2가지입니다. 자연스럽게 섞이는 상황의 예를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1997년 개봉한 영화 타이타닉에서 두 부류의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소수의 1등석 귀부인들이 자기들끼리만 앉아서 굉장히 돈독한 시간을 갖는 장면과 3등석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어울려 흥겹게 노는 장면이 교차가 됩니다. 영화 속에서는 어떤 사회적인 의미를 담으려고 한 것은 아니었을 테고 단지 제한 조건이 없을 때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잘 섞인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동시에 어떤 제한조건을 가지고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인 경우는 뭔가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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